이번 주말을 그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보냈다.
토요일 저녁에는 쌔미언니를 만나 함께 홈수끼에서 맛난 저녁을 먹었고,
일요일에는 스스스와 완자와 함께 송도로 드라이브를 다녀왔다.
처음에 오이도를 갈까, 헤이리를 갈까 하다가 송도가 드라이브하기도 괜찮고 맛난 음식도 많다고 해서 송도로 향했다.
당산역에서 만나 커피를 사들고 송도로 향했고, 처음 송도 센트럴파크에 내려 구경을 잠깐 하다가
배가 고파서 근처 코스트코에서 장도 잠깐 보고 각자 간식거리도 사서 코스트코 앞에서 바람을 맞으며 먹었다.
간만에 앉아서 해도 쬐고, 지나다니는 강아지들 구경도 많이 하고 꽤 걷기도 걸었다.
광합성 하는 게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사람의 행복에 꽤 영향을 준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가만히 앉아 있었다.
여기저기 다니다가 소민이가 좋아하는 i30, 초스팟이 좋아하는 비숑도 보아서 친구들 생각이 나서
췍팸 단톡에도 연락을 했다.
커피는 근처에서 맛나기로 소문난 돌핀커피로스터스에서 먹었다.
나는 크림라떼를 먹고, 나머지 일행들은 흑임자크림라떼를 마셨다.
원두가 산미가 좀 있는 원두였는데, 위에 달콤한 크림이 덮여서 적절하게 잘 어울려서 맛이 괜찮았다.
이 곳의 시그니처 메뉴는 흑임자크림라떼인데, 흑임자의 꼬수운 맛이 함께 있어 좋았다.
바로 옆옆가게에 저녁식사를 하기로 한 식당이 있어 바로 옮겨갔다.
저녁식사는 곰탕이 맛있는 깨비옥에서 먹었다.
함께 시켰던 한우 수육.
곰탕 육수에 삶아져 나와 정말 맛있었다.
저녁식사 후 나오니 해가 막 지기 시작해서 부랴부랴 짐을 챙겨 솔찬공원으로 움직였다.
부랴부랴 도착해서 해 지는 걸 볼 수 있었는데, 눈이 부시게 아름다웠다.
문득 이렇게 트인 공간에서, 해 지는 것을 보는 것도 너무 오랜만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해 지는 걸 다 보고 나서는, 짙게 내린 어둠 아래 상수오빠가 안전하게 데려다주어 집까지 잘 왔다.
한 치 고민도 없는 즐거운 주말을 보내고 집에 돌아와서 집안일을 하다가 쉬다 보니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나의 시간을 이렇게 소중한 사람들과도 채울 수 있는 건데
나를 고민하게 하고 스트레스를 주고 해롭게 하는 사람들과 보내는 게 정말 무슨 의미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이 때 결심이 서지 않으면 내가 단호하게 주변을 정리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인스타그램을 싹 정리하고, 가장 나의 마음을 소모하게 하던 단톡방에서도 나왔다.
블로그에 글을 남기는 오늘 아침에는 180개 넘는 카톡을 싹 정리했고, 좋아하는 독서실 총무들과 점심약속을 잡았다.
친한 총무 한 명은 원치 않는 사람과의 관계를 잘 정리하는 편인데,
자기를 원망하거나 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 이야기를 듣고
아, 괜히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이 나온 게 아니구나. 하고 생각했다.
나는 여전히 사람 정리하는 일이 힘들고, 두려운 것도 많다.
그렇지만 올해 사촌이 나를 너무 괴롭게 했고, 거진 일 년간 나의 마음을 소모하게 한 친구도 있었다.
지난 한 해 유난히 사람을 많이 끊어내서 심적으로 너무 힘들었고, 외로웠던 때가 있었는데
올해는 혼자만의 시간을 많이 보내면서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삶을 양질의 것들로 채운다는 것은 단지 옷가지, 물건들뿐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의 관계 또한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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